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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Can We Live with [  ] ?

알파콜렉티브-이지은개인전(a).jpg

2026 알파콜렉티브 전시작가공모 수상작가전


YZI 이지은 개인전

≪ How Can We Live with [  ] ? ≫

2026.10.10(토) - 11.13(토)
오후 12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알파 콜렉티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51-14

 

 


전시 서문


어쩔 수 없는 것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How Can We Live with [        ]?》의 빈칸에는 통증과 불안, 오해와 상실처럼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경험들이 들어선다. 추위 속에서 외투를 걸쳐 온기를 얻듯, 작가는 주어진 조건 속에서 자신을 지탱할

방법을 찾는다.

 

작가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색과 주름, 번짐과 공간으로 옮기는 일을 ‘감각화’라고 부른다.

유학 시절 언어와 관계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질문은 여행 중 만난 지의류(lichen)를 통해 공생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작가에게 공생은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디에서 자신을 지킬지 헤아리며 관계의 조건을

조정하는 태도다.

 

쉽게 접히고 찢어지며 외부의 변화에 반응하는 한지와 비닐은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작가 자신의 감각과

맞닿아 있다. 직접 만드는 한지는 물속에 흩어진 닥섬유가 서로 얽혀 한 장을 이룬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서로를 지탱하는 연대를 떠올린다. 비닐은 몸을 감싸면서도 빛과 바깥의 기척을 통과시킨다. 이러한 성질은

자신을 보호하면서 외부와 관계를 이어가는 경계를 만든다. 작가는 재료의 물성을 손으로 감각하고 다루며

버팀의 방식을 찾아간다. 형식은 곧 내용이다.

 

2층 전시는 얇은 한지가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모습에서 출발한다. 작은 힘에도 흔들리는 표면에는 연약하고

불확실한 버팀이 드러난다. 이는 한지를 접고, 뒤집고, 다시 접는 손의 수행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외부의

세계를 자신의 안으로 접어 들이며, 떨어져 있던 면들이 맞닿는 자리에서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인다. 손이

남긴 주름은 다음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 그 반복 속에서 작가는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자신의 방식으로

다루는 법을 조금씩 익힌다.

 

4층에서는 버티며 익힌 감각이 자신을 돌보고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안과 밖의 거리를

헤아리는 일은 표면과 주름, 틈과 경계로 구체화된다. 그 중심에 놓인 텐트는 얇은 막으로 몸을 감싸는 안식처

다. 접어 가지고 이동하다 필요할 때 다시 펼치는 이 거처에는, 삶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이 머물 자리를 마련

하는 작가의 방식이 담겨 있다.

 

안식처의 막은 여전히 바깥의 기척에 흔들린다.

작가는 그 안에서 숨을 고르고,다시 함께 살아갈 힘을 얻는다.

 

버틴다는 것은 그렇게 흔들림을 품은 채, 그때마다 살아갈 모양을 손으로 찾아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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